전체 글164 [항구의 식탁 EP.4] 알렉산드리아 — 이집트·그리스·아랍이 뒤섞인 렌틸·무화과·커민의 역사 항구의 식탁 — 바다가 만든 음식들Episode 4 / 8알렉산드리아지중해의 교차로 — 렌틸·무화과·커민이 쌓아올린 수천 년의 밥상 ← EP.3 나가사키 — 동서양이 충돌한 맛, 카스텔라·텐푸라·짬뽕의 탄생 기원전 331년,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이집트의 나일 삼각주 서쪽 끝, 지중해에 면한 어촌 라코티스(Rhakotis)를 가리켰다. 그는 이 자리에 도시를 세우라고 명령했다. 설계는 마케도니아의 건축가 디노크라테스(Dinocrates)에게 맡겼다. 바둑판처럼 교차하는 큰길, 두 개의 항구, 광장과 신전과 도서관. 알렉산드리아(Alexandria)는 세계를 상상한 한 인간의 머릿속에서 설계도로 태어났다.알렉산드로스는 정작 완성된 도시를 보지 못했다. 그는 기원전 323년 바빌론에서 33세의 나이로 숨을 .. 2026. 5. 19. [커피의 테루아 EP.6] 스트레스와 응축의 과학: 고산지대 커피가 스페셜티가 되는 이유 커피 콩의 지구촌 대장정 — 풍토의 맛Episode 6 / 10스트레스와 응축의 과학고산지대 커피가 스페셜티가 되는 이유 ← EP.5 고도와 생존 — 해발 1,500m 커피콩이 얼어 죽지 않기 위해 선택한 진화 (SHB) "식물에게 주어지는 가혹한 환경 스트레스는 축복일까, 저주일까?" 앞선 에피소드에서 우리는 고산지대의 매서운 추위가 커피콩을 물리적으로 얼마나 옹골차고 단단하게(SHB) 빚어내는지 살펴보았다. 생존을 위해 세포를 압축시킨 나무의 본능을 이해했다면, 이번에는 그 단단한 껍질 이면에 숨겨져 있는 더 깊고 은밀한 '화학적 진화'의 세계로 진입할 차례다. 보통 인간의 일반적인 농업은 작물에게 가장 편안하고 스트레스 없는 최적의 안락한 환경을 제공하여 과육의 크기를 키우고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 2026. 5. 19. [커피의 테루아 EP.5] 고도와 생존: 해발 1,500m 커피콩이 얼어 죽지 않기 위해 선택한 진화 (SHB) 커피 콩의 지구촌 대장정 — 풍토의 맛Episode 5 / 10고도와 생존해발 1,500m 커피콩이 얼어 죽지 않기 위해 선택한 진화 (SHB) ← EP.4 지질학이 내린 향기 — 과테말라 화산지대 커피의 스모키한 산미 "커피콩은 왜 기어코 산으로 올라가야만 했을까?" 과테말라의 뜨거운 활화산이 만들어낸 스모키한 산미의 비밀을 이해하고 나면, 전 세계 스페셜티 커피를 관통하는 하나의 거대하고 보편적인 규칙과 마주하게 된다. 바로 '고도(Altitude)'다. 에티오피아의 원시 야생 숲, 콜롬비아의 광활한 안데스 산맥, 그리고 과테말라의 험준한 화산 지대 등 최상급 커피가 탄생하는 심장부는 예외 없이 해발 1,500m를 훌쩍 넘는 가파른 산악 지대다.인간에게는 걷고 숨쉬기조차 벅찬 희박한 공기와, 뼛속까.. 2026. 5. 19. [항구의 식탁 EP.3] 나가사키 — 쇄국 일본의 창문, 카스텔라·튀김·짬뽕이 탄생한 이유 항구의 식탁 — 바다가 만든 음식들Episode 3 / 8나가사키동서양이 충돌한 맛 — 카스텔라·텐푸라·짬뽕의 탄생 ← EP.2 리스본 — 대항해시대가 만든 대구·올리브·포트와인의 기원 1543년 여름, 폭풍에 떠밀린 포르투갈 상선 한 척이 일본 규슈 남단의 작은 섬 다네가시마(種子島)에 표착했다. 배에는 포르투갈 상인과 함께 조총(鳥銃)이 실려 있었다. 일본 역사는 이 우연한 표착을 '철포전래(鐵砲傳來)'라 부른다. 하지만 그 배가 가져온 것은 화약 무기만이 아니었다. 서양인과의 첫 접촉, 그것은 일본의 밥상을 영원히 바꿀 만남의 시작이기도 했다.그로부터 수십 년 뒤, 도쿠가와 막부(徳川幕府)는 쇄국(鎖國) 정책을 선언했다. 1639년, 포르투갈 선박의 입항이 금지됐다. 기독교 포교를 경계한 막부는 .. 2026. 5. 18. [커피의 테루아 EP.4] 지질학이 내린 향기: 과테말라 화산지대 커피의 스모키한 산미 커피 콩의 지구촌 대장정 — 풍토의 맛Episode 4 / 10지질학이 내린 향기과테말라 화산지대 커피의 스모키한 산미 ← EP.3 불꽃의 땅 — 콜롬비아 안데스 산맥 화산재 토양이 만든 커피의 풍미 "과테말라(Guatemala). 이름부터가 고대 마야 원주민 언어에 뿌리를 둔 '나무가 많은 땅'을 의미하는 이 나라는 중남미 대륙의 한가운데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 땅의 진정한 지배자는 마야의 정글을 뒤덮은 울창한 나무가 아니라, 구름 위로 솟아오른 거대한 산맥과 시시때때로 검은 연기와 불꽃을 뿜어내는 수십 개의 활화산들이다. 콜롬비아의 부드러운 안데스 산맥을 타고 북상한 커피나무들은 과테말라에 이르러 또 한 번의 극적이고 폭력적인 테루아의 격변을 맞이한다.전 세계 커피 애호가들에게 '과테말.. 2026. 5. 18. [커피의 테루아 EP.3] 불꽃의 땅: 콜롬비아 안데스 산맥 화산재 토양이 만든 커피의 풍미 커피 콩의 지구촌 대장정 — 풍토의 맛Episode 3 / 10불꽃의 땅콜롬비아 안데스 산맥 화산재 토양이 만든 커피의 풍미 ← EP.2 유전자 다양성의 테루아 — 에티오피아 고원이 빚어낸 수천 개의 향기 "태평양 불의 고리(Ring of Fire)가 빚어낸 장엄한 안데스 산맥. 에티오피아의 고요한 숲에서 출발한 작은 붉은 열매는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매일같이 땅이 흔들리고 화산재가 뿜어져 나오는 극단적인 지질학적 환경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 척박하고 거친 불꽃의 땅은, 역설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드럽고 균형 잡힌 마일드 커피(Mild Coffee)의 대명사가 되었다.우리는 흔히 콜롬비아 커피를 생각할 때 텔레비전 광고 속 콧수염을 기른 친근한 농부 후안 발데스(Juan Valdez)와 그의 당나귀 .. 2026. 5. 18. [항구의 식탁 EP.2] 리스본 — 대항해시대가 만든 대구·올리브·포트와인의 기원 항구의 식탁 — 바다가 만든 음식들Episode 2 / 8리스본대항해시대가 만든 대구·올리브·포트와인의 기원 ← EP.1 베네치아 — 중세 향신료 무역이 만든 후추·정향·육두구의 역사 1488년 2월, 바르톨로메우 디아스(Bartolomeu Dias)가 이끄는 소형 선단이 리스본 항구로 돌아왔다. 그들은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을 돌았다. 디아스는 그 곶을 '폭풍의 곶(Cabo das Tormentas)'이라 불렀지만, 포르투갈 왕 주앙 2세는 이름을 고쳤다. '희망봉(Cabo da Boa Esperança)'. 인도로 가는 길이 열렸다는 희망이었다.그로부터 10년 뒤인 1498년, 바스쿠 다 가마(Vasco da Gama)가 희망봉을 돌아 실제로 인도 캘리컷에 도착했다. 리스본은 세상이 바뀌는 순간을 .. 2026. 5. 18. [커피의 테루아 EP.2] 유전자 다양성의 테루아: 에티오피아 고원이 빚어낸 수천 개의 향기 커피 콩의 지구촌 대장정 — 풍토의 맛Episode 2 / 10유전자 다양성의 테루아에티오피아 고원이 빚어낸 수천 개의 향기 ← EP.1 에티오피아 고원의 기원 — 커피가 처음 태어난 칼디의 전설과 야생 숲 "이 커피는 품종이 무엇입니까?" 스페셜티 커피 매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질문이다. 게이샤(Geisha), 부르봉(Bourbon), 카투라(Caturra), 티피카(Typica)...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수많은 나라가 자신들의 최고급 커피 품종을 라벨에 명확히 표기한다. 농장주들은 유전자를 개량하고,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교배하며 자신들만의 시그니처 콩을 만들어낸다.하지만 커피의 발상지, 에티오피아 원두의 라벨을 보면 품종란에 종종 이렇게 뭉뚱그려 적혀 있다. '에어룸(Heirloom)'. 토.. 2026. 5. 17. [커피의 테루아 EP.1] 커피의 탄생: 에티오피아 칼디의 전설과 야생 숲(Forest Coffee) 커피 콩의 지구촌 대장정 — 풍토의 맛Episode 1 / 10에티오피아 고원의 기원커피가 처음 태어난 칼디의 전설과 야생 숲의 테루아 아프리카의 뿔, 에티오피아 남서부의 고원지대. 해발 1,500미터가 넘는 험준한 산맥, 서늘하고 짙은 안개가 내려앉은 빽빽한 숲속에서 인류의 아침을 영원히 바꿔놓을 붉은 열매가 태어났다. 전 세계 매일 아침 수십억 명을 깨우는 검은 액체, 커피(Coffee)의 시작이다.최고급 와인에 포도밭의 테루아(Terroir)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듯, 스페셜티 커피 역시 고도와 화산재, 적도의 햇살과 몬순의 비가 빚어낸 지독하고도 아름다운 지리적 궤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흙의 성분, 이슬의 양, 주변에 자라는 나무의 종류까지 모든 생태계가 한 알의 씨앗 속에 화학적으로 각인된다.. 2026. 5. 17. 이전 1 2 3 4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