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8년 2월, 바르톨로메우 디아스(Bartolomeu Dias)가 이끄는 소형 선단이 리스본 항구로 돌아왔다. 그들은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을 돌았다. 디아스는 그 곶을 '폭풍의 곶(Cabo das Tormentas)'이라 불렀지만, 포르투갈 왕 주앙 2세는 이름을 고쳤다. '희망봉(Cabo da Boa Esperança)'. 인도로 가는 길이 열렸다는 희망이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1498년, 바스쿠 다 가마(Vasco da Gama)가 희망봉을 돌아 실제로 인도 캘리컷에 도착했다. 리스본은 세상이 바뀌는 순간을 목격했다. 베네치아가 500년 동안 쌓은 향신료 독점 체계가 균열을 시작했고, 대서양 연안의 작은 왕국 포르투갈이 새로운 세계 무역의 중심이 됐다. 테주(Tejo) 강 하구의 항구 도시 리스본은 하루아침에 유럽의 관문이 됐다.
그런데 이 탐험의 시대가 포르투갈의 밥상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 세계의 향신료를 손에 넣은 이 나라의 식탁은 왜 지금도 대구(바칼랴우, bacalhau)와 올리브와 포트와인(Port wine)으로 상징되는가. 그 역설 안에 리스본 항구의 식문화가 있다. 세계를 탐험한 나라의 음식은, 놀랍게도 가장 소박한 재료에서 시작됐다.

포르투갈의 대항해시대는 단번에 열린 것이 아니었다. 그 씨앗은 15세기 초 포르투갈 왕자 엔히크(Henrique, 영어권에서 'Henry the Navigator'로 알려진 인물)가 포르투갈 남단 사그레스(Sagres) 곶에 세운 항해 연구 시설에서 뿌려졌다. 엔히크는 당시 유럽에서 최고의 항해사, 지도 제작자, 천문학자, 아랍 학자들을 한데 모았다. 목적은 하나였다. 아프리카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 향신료의 산지, 인도에 직접 닿는 것.
이 시기 포르투갈이 개발한 것이 카라벨(caravel) 선박이다. 가볍고 기동성이 뛰어나며 역풍에서도 지그재그 항법(태킹, tacking)으로 전진할 수 있는 삼각돛(라틴 세일) 구조를 갖춘 이 배는 대서양과 아프리카 해안 탐험에 최적화됐다.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로 떠난 배도, 바스쿠 다 가마가 인도로 간 배도 카라벨이었다. 탐험의 시대는 기술에서 왔다.


포르투갈이 세계의 향신료를 독점한 나라였는데 왜 가장 상징적인 음식이 단순한 소금 절임 대구인가. 이 역설에는 항해의 현실이 담겨있다. 15세기부터 포르투갈 선원들은 대서양 북부 뉴펀들랜드(Newfoundland) 해역까지 올라가 대구를 잡았다. 대구는 지방 함량이 낮아 소금에 절이고 말리면 수개월을 보존할 수 있었다. 긴 항해에서 단백질을 공급하는 가장 실용적인 식재료였다.
포르투갈어로 바칼랴우(bacalhau)라 불리는 염장 건조 대구는 항해 식량에서 출발해 포르투갈 전역의 국민 음식이 됐다. 포르투갈인들은 바칼랴우 요리가 365가지, 즉 하루에 하나씩 1년 내내 다른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자랑한다. 실제로 기록된 레시피만 수백 가지에 달한다. 바칼랴우 아 브라스(Bacalhau à Brás, 채 썬 감자·달걀·올리브와 함께 볶은 것), 바칼랴우 꼬 그레양(Bacalhau com Grão, 병아리콩과 함께 찐 것), 바칼랴우 아 고메스 드 사(Bacalhau à Gomes de Sá, 삶은 감자·달걀·올리브로 오븐 구이) 등은 오늘날 포르투갈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만드는 음식이다.
바칼랴우가 포르투갈의 정체성이 된 데는 종교적 이유도 있었다. 가톨릭 전통에서 사순절과 금요일에는 육류 섭취가 금지됐다. 오랜 항해로 단련된 포르투갈 수산업은 이 종교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가장 경제적인 선택이 염장 대구였다. 귀족과 서민 모두 먹을 수 있었고, 도시와 농촌 어디서도 구할 수 있었다. 바칼랴우는 신앙과 항해와 빈곤이 함께 만들어낸 음식이다.



포르투갈, 북아프리카 세우타(Ceuta) 정복. 아프리카 탐험의 전진기지 확보. 엔히크 왕자, 사그레스에 항해 연구 시설 설립. 카라벨 선박 개발 시작.
바르톨로메우 디아스,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 통과. 인도 직항로의 물리적 가능성 최초 확인. 리스본, 유럽 항해의 출발점으로 부상.
바스쿠 다 가마, 인도 캘리컷 도착. 포르투갈, 향신료 직항로 최초 개척. 베네치아 독점 체계 붕괴 시작. 리스본 항구, 유럽 최대 교역 중심지로 부상.
포르투갈 제국 전성기. 고아(인도), 말라카(말레이시아), 마카오(중국), 브라질을 잇는 글로벌 무역망 완성. 리스본 인구 10만 돌파, 당시 유럽 5대 도시. 콜럼버스 교환으로 고추·감자·옥수수가 구세계에 유입.
영국-포르투갈 무역 협정(메수엔 조약, 1703). 포르투갈 와인의 영국 수출 급증. 도루(Douro) 강 유역 포도원 개발 가속. 포트와인의 국제 브랜드화 시작. 바칼랴우 문화 전 포르투갈 식민지로 확산.
포르투갈의 또 다른 두 상징, 올리브와 포트와인은 지리가 만든 식문화다. 이베리아 반도의 기후는 올리브 재배에 이상적이다. 여름은 길고 건조하며 겨울은 온화하다. 로마 시대부터 포르투갈 남부 알렌테주(Alentejo) 지역의 올리브 생산은 지중해 세계와 연결됐다. 올리브유는 바칼랴우 요리의 필수 재료이기도 하다. 포르투갈 전통 요리에서 올리브유를 아끼지 않는 태도는 유럽 어느 나라보다도 강하다.
포트와인의 탄생은 역설적이게도 영국 덕분이다. 17세기 말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으로 영국이 프랑스 와인 수입을 금지했다. 대안을 찾던 영국 상인들이 눈을 돌린 것이 포르투갈 도루 강 유역의 레드 와인이었다. 문제는 긴 해상 운송 중 와인이 산화되어 변질된다는 것이었다. 이를 막기 위해 발효 중인 와인에 포도 증류주(아과르덴테, aguardente)를 첨가했다. 알코올 농도가 올라가면서 발효가 멈추고 포도의 잔류 당분이 남았다. 이것이 달콤하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포트와인(Port wine)이 됐다. 보존을 위한 타협이 새로운 장르의 술을 낳은 것이다.


대항해시대의 포르투갈 선단이 유럽에 가져온 식재료는 현재 우리가 먹는 음식의 풍경을 통째로 바꿨다. 인도에서 온 향신료만이 아니었다. 브라질에서 온 고구마와 카사바, 서아프리카를 통해 연결된 땅콩,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의 고추와 토마토와 옥수수가 포르투갈의 무역망을 통해 전 세계로 퍼졌다. 포르투갈 선원들이 나가사키에 일본 최초의 튀김(텐푸라) 기술을 전달한 것도 이 시기다. 세계의 맛을 연결한 것은 리스본이었다.
그러나 포르투갈 본국의 식탁은 그 풍요를 모두 흡수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단순해졌다. 항해와 식민 전쟁에 인력이 빠져나간 나라의 농촌은 얼마나 남겨진 사람들이 먹어야 했는지의 역사를 담고 있다. 바칼랴우와 올리브, 빵과 와인. 포르투갈 음식은 제국의 소박한 이면이다.

대구는 영양학적으로 흥미로운 어류다. 지방 함량이 건조 중량 기준 1% 미만으로, 고등어(20%)나 연어(13%)에 비해 극히 낮다. 이 낮은 지방 함량이 소금 절임 보존에 최적화된 조건이다. 지방이 많은 생선은 산화(산패)가 빨리 일어나 염장 보존이 어렵지만, 대구는 수분만 제거하면 수개월에서 수년 보존이 가능하다. 건조 염장 대구(바칼랴우)의 수분 함량은 생물 대구의 80%에서 15% 이하로 떨어지며, 이 과정에서 단백질이 약 4배 농축된다.
염장이 단백질에 미치는 변화는 복잡하다. 소금은 삼투압으로 수분을 빼내는 동시에 단백질의 구조를 변성시킨다. 특히 미오신(myosin)과 액틴(actin) 같은 근섬유 단백질이 염 농도에 반응해 부분적으로 변성되며 조직이 단단해진다. 이렇게 한 번 염장된 대구를 요리 전 물에 24~48시간 담가 염분을 제거(디살팅)하는 과정에서 단백질은 다시 수화되지만, 원래 생물의 조직감으로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는다. 이 독특한 질감 — 결대로 찢어지면서도 부드러운 — 이 바칼랴우 특유의 식감을 만들어낸다.
영양 측면에서 대구의 강점은 단백질 프로필이다. 대구 100g에 약 18~20g의 고품질 단백질이 들어있다. 필수 아미노산 조성이 균형 잡혀있으며, 특히 라이신과 류신 함량이 높다. 요오드 함량도 주목할 만하다. 대구 100g은 성인 하루 요오드 권장량의 약 60~70%를 공급한다. 대항해시대 내륙 지역에서는 요오드 결핍으로 인한 갑상선 비대(갑상선종)가 빈번했는데, 바칼랴우 무역이 확장된 지역에서는 이 질병이 감소했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올리브유는 성분의 약 70~80%가 올레산(oleic acid, 오메가-9 단일불포화지방산)이다. 올레산의 생리학적 의미는 크다. 포화지방산과 달리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면서 HDL 콜레스테롤을 유지하거나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1950~60년대 역학자 앤셀 키스(Ancel Keys)가 주도한 '7개국 연구(Seven Countries Study)'에서 지중해 식단을 따르는 그리스·이탈리아 남부 인구의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미국·핀란드에 비해 현저히 낮았는데, 그 핵심이 올리브유의 높은 섭취량이었다.
올리브유의 또 다른 주목받는 성분은 폴리페놀(polyphenol)류다. 특히 올레오칸탈(oleocanthal)은 이부프로펜(ibuprofen)과 유사한 기전으로 COX 효소를 억제해 항염 작용을 한다. 고품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목 뒤쪽으로 삼킬 때 느껴지는 특유의 따가운 느낌이 바로 올레오칸탈 때문이다. 올리브의 성숙 정도에 따라 폴리페놀 함량이 달라지는데, 덜 익은 올리브로 짠 초록빛 오일일수록 폴리페놀이 풍부하고 더 자극적인 향미를 낸다. 포르투갈 전통 요리에서 올리브유를 아끼지 않는 관습이 지중해 식단의 건강 효과를 이 나라에 자연스럽게 심어놓은 셈이다.

포트와인은 일반 와인과 만드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포도 발효가 약 절반쯤 진행됐을 때 — 당분의 약 50%가 알코올로 전환된 시점에 — 77도짜리 포도 증류주(아과르덴테)를 첨가한다. 알코올 농도가 갑자기 높아지면 효모가 사멸하며 발효가 즉시 멈춘다. 결과물은 잔당이 남아있어 달콤하고, 알코올 도수가 19~22%에 달하며, 일반 와인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보존된다.
포트와인의 풍미 복잡성은 숙성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루비 포트(Ruby Port)는 스테인리스 탱크나 대형 오크통에서 단기 숙성하여 포도의 과일향을 최대한 살린다. 토니 포트(Tawny Port)는 작은 오크통에서 10~40년 이상 장기 숙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산화와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 캐러멜·견과류·말린 과일의 복합 향이 형성된다. 오크통 숙성 중 미세한 산소 투과로 인한 제어된 산화(micro-oxygenation)는 포트와인의 색을 루비에서 황금빛 호박색으로 서서히 바꾼다. 항해 중 와인을 보존하기 위한 실용적 타협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주정강화 와인 중 하나를 만들어낸 것이다.


| 식재료 | 포르투갈에서의 역할 | 핵심 성분 | 보존·조리 과학 |
|---|---|---|---|
| 바칼랴우 (염장 대구) | 항해 식량 → 국민 음식, 365종 레시피 | 고단백(~80% 건조 중량), 요오드, 라이신·류신 | 삼투압 탈수 + 단백질 변성 → 수개월 보존 |
| 올리브유 | 조리 기름·조미료·보존제 | 올레산(70~80%), 올레오칸탈, 폴리페놀 | 항산화·항염, LDL↓ HDL↑, 지용성 비타민 흡수 매개 |
| 포트와인 | 수출 상품 → 영국 시장 석권 → 세계 주정강화 와인의 원형 | 잔당(달콤함), 폴리페놀(레스베라트롤), 알코올 19~22% | 발효 중단 → 잔당 보존 + 고알코올로 안정화 |
| 올리브 (식용) | 애피타이저·반찬·바칼랴우 요리의 고명 | 올레우로페인(oleuropein), 올레산, 식이섬유 | 쓴맛 성분 제거(수산화나트륨 또는 발효)가 필수 |
나무에서 막 딴 올리브는 먹을 수 없다. 엄청나게 쓴 맛 때문이다. 이 쓴맛의 주성분은 올레우로페인(oleuropein)이라는 글리코사이드 계열 화합물이다. 올레우로페인은 올리브를 해충과 곰팡이로부터 보호하는 식물의 방어 물질이다. 흥미롭게도 올레우로페인은 강력한 항산화·항균·항바이러스 효과를 가진 것으로 연구됐다. 즉 올리브의 쓴맛은 그 자체로 기능적 성분이다.
전통적으로 올리브의 쓴맛을 제거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알칼리 처리(lye curing)로, 수산화나트륨 용액에 담가 올레우로페인을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방법이다. 빠르지만 과정에서 올레우로페인의 일부 생리 활성이 함께 사라진다. 다른 하나는 소금물 발효(brine fermentation)로, 락토바실루스 유산균이 올레우로페인을 천천히 분해하는 방식이다. 몇 달에서 1년이 걸리지만 올리브의 복합적인 풍미가 살아있다. 포르투갈 전통 방식은 발효 처리를 선호하며, 이렇게 완성된 올리브는 단순한 반찬을 넘어 발효 식품으로서의 기능도 한다.

바칼랴우 아 브라스는 19세기 리스본 바이샤(Baixa) 지구의 한 술집 주인 이름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 레시피는 간결하다. 24시간 이상 물에 담가 염분을 빼낸 바칼랴우를 결대로 잘게 찢는다. 양파와 마늘을 올리브유에 천천히 볶다가 바칼랴우를 넣고 함께 볶는다. 여기에 가는 실처럼 썬 감자를 올리브유에 바삭하게 튀긴 것을 넣고, 마지막으로 풀어놓은 달걀을 부어 약불에서 부드럽게 익힌다. 검은 올리브와 파슬리로 마무리한다.
이 요리가 훌륭한 이유는 식감의 조합이다. 결대로 찢긴 대구의 쫀쫀함, 바삭한 감자 채, 부드러운 달걀이 한 접시 안에서 충돌하면서 단일 재료로는 불가능한 복합 식감을 만들어낸다. 올리브유를 아끼지 않는 것이 핵심인데, 달걀을 너무 익히면 질겨지므로 불에서 내리기 직전에 넣어 여열로만 익히는 것이 전통 방식이다.

국내에서 바칼랴우를 구하기 어렵다면 생대구 또는 동태를 굵은 소금에 24시간 절인 뒤 물에 담가 염분을 빼는 방식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그 결대로 찢기는 질감이 살아난다. 바칼랴우 아 브라스에서 감자 채는 잘게 썰수록(2mm 이하)가 바삭함이 오래 유지된다. 달걀은 완전히 익히지 않고 80% 정도에서 불을 끄는 것이 핵심 — 여열로 마무리해야 촉촉하다.
포르투갈 에그타르트, 파스텔 드 나타의 기원은 18세기 말 리스본 벨렝(Belém) 지구의 제로니무스 수도원(Mosteiro dos Jerónimos)이다. 수도사들이 수도복을 풀을 먹여 빳빳하게 만들 때 달걀흰자를 쓰고 남은 달걀노른자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 기원이라는 설이 있다. 1820년 포르투갈 자유주의 혁명으로 수도원이 폐쇄되자, 수도원 내 제과 레시피가 인근 제과점에 팔렸고 그것이 오늘날 '파스테이스 드 벨렝(Pastéis de Belém)'이라는 상호로 1837년부터 영업 중인 가게의 시작이 됐다.
파스텔 드 나타의 과학적 핵심은 커스터드 크림의 조직이다. 달걀노른자의 레시틴(lecithin)이 유화제 역할을 하고, 달걀 단백질의 열 변성이 크림을 굳히는 원리다. 높은 온도(250~300°C)에서 단시간 구워야 퍼프 페이스트리(puff pastry) 껍질이 바삭해지면서 크림 표면에 마이야르 반응으로 갈색 반점이 생기는 것이 정통이다. 이 탄 점들이 맛의 핵심인데, 설탕의 캐러멜화와 단백질-당의 마이야르 반응이 복합적으로 일어나 쌉쌀하고 깊은 향미를 낸다.

파스텔 드 나타를 집에서 만들 때 오븐 온도가 관건이다. 최소 250°C 이상으로 예열한 뒤 12~15분 구워야 크림 표면에 정통 갈색 점이 생긴다. 가정용 오븐이 250°C까지 올라가지 않는다면 마지막 2분간 상단 그릴(broiler)을 켜서 표면만 빠르게 태우는 방법이 대안이다. 커스터드 크림에 계피 한 꼬집과 레몬 제스트를 넣으면 포르투갈 본토 맛에 가까워진다. 식혀서 먹으면 크림이 더 단단해지지만, 갓 꺼낸 뜨거울 때 계핏가루를 뿌려 먹는 것이 리스본 현지 방식이다.
리스본이 세계 무역의 중심이었던 시간은 약 100년이었다. 1580년 스페인에 합병되고 1640년 독립을 회복하는 사이, 네덜란드와 영국이 동인도 회사를 세워 포르투갈의 무역 패권을 빼앗아 갔다. 리스본의 황금시대는 짧았다.
그러나 포르투갈이 세계에 남긴 흔적은 지도 위에도, 밥상 위에도 깊이 새겨졌다. 텐푸라(튀김)라는 이름은 포르투갈어 '쿠아트로 템포라스(Quatro Têmporas, 사순절 네 번의 금식일)'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 고추가 한반도와 중국과 인도에 퍼진 것도 포르투갈 선박을 통해서였다. 마카오의 에그타르트가 파스텔 드 나타에서 왔고, 고아의 요리가 포르투갈 향신료 조합을 품고 있다. 리스본 항구에서 떠난 배들이 세계 각지에 뿌린 씨앗들이 지금도 그 지역의 식문화 안에 살아있다.
다음 화는 그 연결선 위에 있다. 포르투갈 선원들이 닿은 항구 중 가장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 곳 — 쇄국(鎖國)의 나라 일본, 그 유일한 창문 나가사키로 간다. 카스텔라와 텐푸라와 짬뽕이 어떻게 동서양의 충돌에서 태어났는지를.

돌아올 때 가져온 것은
향신료가 아니었다.
소금에 절인 대구 한 조각,
그것이 리스본의 진짜 기억이었다."
| 항목 | 내용 | 출처 |
|---|---|---|
| 바스쿠 다 가마 인도 항로 개척 | 1498년 5월 인도 캘리컷(현 코지코드) 도착. 희망봉 경유 아프리카-인도 직항로 최초 완성. 귀환 화물에 향신료 포함, 투자 대비 60배 수익 기록 | Sanjay Subrahmanyam, The Career and Legend of Vasco da Gama (1997); John Villiers, Asia and the Portuguese Empire (1986) |
| 바칼랴우 365가지 레시피 | 포르투갈 요리 연구자 마리아 드 루르드스 모데이루스가 1000가지 이상의 바칼랴우 레시피 기록. '365가지'는 상징적 표현으로, 실제 기록된 레시피 수는 이를 훨씬 상회 | Maria de Lourdes Modeiro, Cozinha Tradicional Portuguesa (1982); António Modesto, Bacalhau: 1001 Receitas (1999) |
| 포트와인 메수엔 조약 기원 | 1703년 영국-포르투갈 메수엔(Methuen) 조약. 포르투갈 와인의 영국 관세를 프랑스 와인의 2/3 수준으로 인하. 영국 내 포트와인 소비 급증의 직접 원인 | A. D. Francis, The Wine Trade (1972); Richard Mayson, Port and the Douro (3rd ed., 2013) |
| 올레오칸탈의 항염 작용 | 올레오칸탈이 COX-1 및 COX-2 효소를 비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확인. 50g의 고품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의 올레오칸탈 함량이 이부프로펜 성인 용량의 약 10%에 해당 | Beauchamp et al. (2005), Nature 437:45–46; Lucas et al. (2011), Food Chemistry |
| 파스텔 드 나타 기원 | 1820년대 벨렝 제로니무스 수도원 폐쇄 후 레시피가 인근 제과점에 이전된 것으로 알려짐. 파스테이스 드 벨렝(Pastéis de Belém) 1837년 영업 시작 기록 현존 | Pastéis de Belém 공식 역사 기록; Leite's Culinaria, The Portuguese Table (2021) |
| 대구의 지방 함량 및 단백질 | 생대구(Gadus morhua) 100g당 지방 0.7g, 단백질 17.8g. 건조 염장 후 단백질 약 60~80% 건조 중량 농축. 요오드 하루 권장량(150μg) 대비 100g에 약 99μg 함유 | USDA FoodData Central (FDC ID: 175172); Nurnberg et al. (2005), Food Chemistry |
| 올레우로페인 쓴맛 및 항균 활성 | 올레우로페인은 올리브 과육의 주요 페놀성 화합물(생과 기준 최대 140mg/100g). 그람양성·음성균 및 일부 바이러스에 대한 항균 활성 확인. 알칼리 처리 시 대부분 분해됨 | Omar (2010), Scientific Research and Essays; Barbaro et al. (2014), Molecul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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